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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매우매우)불규칙한 연재로 인한 알림(겸, 뻘소리) 트위터 @0haeyung0

 

 

 

놈의 어깨를 누르며 몸을 일으켰다. 박혀있는 성기가 빠져나가는 느낌과 함께 고여있던 정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렀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휘청였다. 일어나 켄마를 부축하는 놈을 향해 손을 휘둘렀다.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던 손은 힘없이 놈의 손에 잡혔다. 놈은 히죽 웃으며 켄마의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품속에 가뒀다. 정사와 충격으로 인해 힘이 빠져있던 켄마의 반항은 무의미했다.

 

, 미친 새끼야.”

 

그냥 우리 사귈까?”

 

귀를 깨물고 핥으며 지분거리는 놈의 입술이 소름 끼쳤다. 작은 귓구멍이 은밀한 성기라도 되는 양 혀를 집어넣어 핥는 놈의 숨소리가 귀 바로 앞에서 들렸다. 말캉한 혀의 느낌은 끔찍했고, 혐오스러웠다. 놈의 혀에 닿은 귀를 잘라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발정이 제대로 난 건지 다시 꼿꼿하게 선 흉물을 엉덩이 사이에 비벼대는 놈의 허리 짓에 진저리가 나 놈의 발을 세게 짓눌렀다. . 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져 나가는 놈의 혀로 인해 젖어있던 귓구멍 속으로 찬바람이 느껴졌다. 바람이 지나간 곳은 본래 켄마가 지니고 있던 체온도 사라진 채 차갑게 식어있을 뿐이었다.

 

미친놈. 넌 나 좋아하는 거 아니야. 그냥 내가 선조 귀환이라서 발정하는 거지.”

 

좋아하든 발정이든 일단 너라 섹스하고 싶다는 마음은 둘 다 같잖아. 원래 한 번하고 더 이상 안 건들려고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넌 그냥 나랑 결혼할래? 아니, 결혼하자.”

 

한 번만 자자에서 사귀자. 이제는 결혼하자고 바뀐 이 미친놈을 어떻게 해야 할까? 미친놈의 다리를 한번 차주고는 캐비닛을 열고 안에 들어있는 카메라를 잡았다. 꽤 비싸 보이는 카메라. 아직도 녹화가 되고 있는지 빨간불이 반짝였다. 카메라를 있는 힘껏 들어 올려 문 쪽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 던져버렸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카메라는 여러 등분으로 분해됐다. 날카롭게 갈라진 파편은 사방으로 튀었다. 유리조각으로 인해 반짝이는 시멘트 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놈을 무시하고 옷을 입고 신발을 신었다. 걸을 때마다 욱신거리는 하반신은 무시했다. 아직도 풀리지 않은 분을 카메라에 풀 듯 조각난 카메라를 발로 세게 찬 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카메라도 부셨으니 더 이상 협박은 하지 못 할 거다.

 

집에 돌아가는 길. 서럽게 울며 걸어가는 켄마의 처지를 신은 알아주지 않았다. 켄마를 약 올 리 듯 달과 별은 여태껏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찬란한 빛을 내뿜었다. 괜스레 쳐다본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서, 야속한 마음에 켄마는 길가에 주저앉았다. 옆에는 별과 달을 구경하기 위해 나온 아이들과 연인들이 있었다. 아무도 그의 슬픔을 알아주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울었으나, 무심한 누군가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 듯 더 찬란하게 검은 밤 하늘을 비췄다.

 

다음날, 조례 시간을 넘기고 도착한 학교는 1교시가 체육이라서 반에 남학생들밖에 있지 않았다. 다들 체육복으로 갈아입으려 했는지 책상에는 체육복이 올려져 있었다. 반으로 들어가는 순간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누군가가 아침부터 포르노를 보고 있었는지, 낯 뜨거운 신음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익숙한 목소리에 반으로 들어가려던 다리가 멈췄다. 자신의 목소리였다. 동영상이 퍼져있었다. 어제 찍힌 그 동영상. 편집을 한 건지 쿠로가 나오는 부분은 없었지만, 나와 놈의 정사는 가감 없이 찍혀있었다. 핸드폰과 켄마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낄낄거리는 남자아이들은 의자에서 일어나 핸드폰을 켄마의 얼굴에 가져다 댔다.

 

...너 이렇게 표정이 변하는구나. 존나 꼴리는데.”

 

지금 여기서도 보여줘. 따먹힐 때 표정.”

 

이 새끼 눈 풀린 것 봐. 큭큭. 시발 존나 꼴리네. 나 지금 풀 발기한 거 보이냐?”

 

자신의 다리 사이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교복 아래로 부푼 성기를 가리킨다. 문 앞에 서있던 켄마를 끌어당겨 교실 구석으로 몰아간다. 발기한 채 다가오는 녀석들을 피해 뒷걸음질하던 켄마는 벽에 부딪혀 바닥에 넘어졌다. 상황 판단이 되지 않는다. 왜 이 영상이 녀석들의 손에 있는 걸까? 분명 카메라는 부쉈는데... 눈을 돌려서 놈을 찾았다. 놈은 교탁에 앉아 이 상황을 흥미롭게 내려보고 있었다. 마치 오만한 왕과도 같았다. 놈과 눈이 마주치자.

 

. 영상을 없애고 싶었으면 카메라가 아니라 이걸 부셨어야지. 메모리카드.”

 

한 손으로 작은 메모리 카드를 잡고 흔드는 놈의 얼굴은 상큼한 과일처럼 웃고 있었다. 삼키면 독약이 되는 그런 과일. 놈은 교탁에서 내려오며 말했다.

 

교실 문 좀 잠가봐. 이제부터 좋은 거 보여 줄 테니까.”

 

그때부터 또다시 지옥이 시작되었다. 놈이 다가와 켄마의 머리를 잡고 얼굴 위에 침을 뱉었다. 침이 눈가에 뱉어진 침이 끈적하게 얼굴을 타고 밑으로 내려왔다.

 

내가 곱게 어제 사귀자고 했을 때, 그때 말 들었으면 이렇게 험한 꼴은 안당했을 거야. 나도 내 물건 귀한 줄은 알거든. 켄마. 그렇지? 지금이라도 생각이 바뀌면 말해.”

 

놈이 켄마의 머리를 놓는 순간 굶주린 얼굴을 한 녀석들은 켄마의 옷을 벗겼다. 저항하는 켄마의 손을 넥타이로 묶고 양쪽에서 다리를 잡았다. 저항은 계속되었으나 무의미했다.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교복을 빠르게 벗겨졌고, 켄마가 나체가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채 1분을 넘기지 못했다. 걸치고 있는 거라곤 흰색의 양말과, 손목을 결박하고 있는 넥타이뿐이었다. 여러 개의 손이 한 번에 켄마의 몸으로 다가와 켄마를 희롱했다. 성기에 수십 개의 손가락이 붙었으며, 젖꼭지를 희롱하고 몸을 희롱했다.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는 손가락이 닿는 순간 소름이 돋아 몸이 튀어 올라왔다. 하지만 다리와 팔을 누르는 손으로 인해 상체만 간신히 움직였다.

 

집단 강간이라는 두려움으로 가득 찬 켄마의 얼굴에 뜨거운 기둥이 닿았다. 흥분으로 껄덕대는 물건의 주인은 저항하는 켄마의 얼굴을 우악스럽게 잡고 입안으로 밀어붙였다. 입을 열지 않는 켄마의 배를 때려 입을 벌리게 했고 단숨에 목구멍까지 삽입했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턱 양옆을 잡아 고정시켰다. 입이 범해졌고, 다른 놈들은 가슴과 겨드랑이에 성기를 끼고 자위하듯 움직였다. 침을 뱉어 구멍을 넓히고 단숨에 안으로 들어왔다.

 

오오. 존나 뻑뻑해. 하루카랑은 차원이 다른데?”

 

시발. 그 걸레년이랑 비교하면 안 되지.”

 

지들끼리 낄낄대며 대화를 주고받는다. 남아있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던 수치심에 고개를 바닥으로 떨궜다. 수치심에도 눈물만은 나오지 않았다.

 

, 시발 얘도 걸레잖아. 학교에서 몸 파는 걸레년.”

 

거친 숨소리 만이 교실에 가득했다. 누구의 것인지 구분도 안 가는 정액들이 켄마의 몸 위에 흩뿌려져 있다. 수업 종이 치고 켄마를 방치한 채 녀석들은 교실 밖으로 나갔다. 놈만이 남아 엉망이 된 켄마의 모습을 보며 자위했다. 놈은 사정의 순간 켄마의 얼굴에 정액을 흩뿌렸다. 얼굴에 묻은 놈의 정액 때문에 눈이 떠지지 않았다. 간신히 눈을 떴지만 속눈썹에 묻은 정액 때문에 흐릿하게 보였다. 흐릿하게 보이는 빛의 틈 사이로 놈의 손이 다가와 거친 손가락으로 눈가를 닦았다.

 

거친 손길에 인상이 찌푸려졌다. 눈썹에 말라비틀어진 정액은 어쩔 수 없었지만, 눈 위를 답답하게 덮고 있던 정액이 사라지자 어느 정도 보통 사람처럼 볼 수 있게 됐다. 간신히 뗀 입 사이로 입가를 덮고 있던 정액이 들어왔다.

 

비릿함과 역겨움. 모든 감정이 한 번에 폭풍우가 몰아치듯 다가왔다. 그동안 억지로 억눌러 왔던 모든 감정들이 하나의 거대한 폭풍우를 만들어 켄마를 집어삼켰다. 두려움, 무서움, 원망, 질투, 그리고 서러움. 여태껏 받아왔던 수모와 모멸. 모든 게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 미칠듯한 서러움과 두려움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자신의 몸에 흐르는 정액의 역겨움에 토기가 올라왔다.

 

상체를 일으키자 어지러움과 함께 입에서는 역류한 위액이 쏟아졌다. 불투명한 정액과 위액과 타액이 교실 바닥에 흥건했다. 어제부터 제대로 먹은 게 없다는 걸 증명하듯 맑은 위액만이 계속 나왔다. 위액까지 다 게운 건지 더 이상 토는 나오지 않았다. 서러움에 흐르는 눈물은 배가 되어 끅끅거리는 흐느낌이 젖은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작은 몸을 둥글게 웅크려 말고는 서럽게 우는 본새가 가여웠다. 켄마를 견고하게 감싸고 있던 자존심이라는 두꺼운 껍질이 균열을 내며 깨졌다. 아무도 없는 적막한 교실에 켄마의 서러운 울음소리만이 퍼졌다.

 

이렇게 하면 더러운 기분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야, 더러워.

더 더러워졌어. 기분이 더 좆같아 졌다고! 시발!!”

 

미친놈처럼 켄마가 기댄 사물함을 발로 차는 놈의 모습에 더 몸을 말았다. 흠칫 놀라며 두려움에 떠는 켄마는 예전에 그가 알던 켄마가 아니었다. 고고하게 핀 꽃처럼 누구에게나 무심하고 아름답던 켄마. 꺾이지 않을 것처럼 도도하던 켄마가 자신의 발아래에서 울고 있다. 자기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던 켄마가, 수십 번의 괴롭힘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던 켄마가, 그 도도하던 켄마가 발아래에 주저앉아 부모를 잃은 아이처럼 울고 있다. 마음에 안 들던 후배인 쿠로오와 켄마가 골목길에서 키스하는 걸 발견했을 때 보다 더 기분이 더러웠다.

 

일어나. 빨리 옷 입어.”

 

강압적인 놈의 말에 켄마는 덜덜 떠는 손으로 옷을 찾았다. 눈물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지 애꿎은 바닥만 더듬을 뿐이었다. 놈이 켄마쪽을 향해 발을 떼자 바닥을 더듬는 손길이 다급해졌다. 놈은 한숨을 쉬고는 같은 반 여자애가 겨울에 가오나시처럼 뒤집어쓰고 다니던 담요로 켄마의 몸을 감쌌다. 큰 담요가 몸에 닿자 버둥거리는 몸짓은 더 커졌다. 담요를 꽉 잡아당겼다.

 

화 돋우지 말고 가만히 있어. 충분히 기분 좆 같으니까.”

 

놈의 말에 켄마의 움직임이 멈췄다. 두려움에 켄마는 담요에 얼굴을 파묻고 가만히 놈의 품에 안겼다. 찢어진 교복은 쓰레기통에 집어넣고 반을 나섰다. 수업이 시작해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교실 옆에 있는 계단으로 내려가 아버지의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차 한대 보내주세요.”

 

-의원님의 지시 없이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

 

웃기지 말고 차나 보내요. 아들이 강간범으로 오늘 밤 뉴스에 나오는 꼴 보고 싶지 않으면.”

 

일방적인 통화가 끝나고 내려놓은 켄마를 다시 들어 올렸다. 아직도 몸은 떨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려고 그랬던 게 아니었다. 오만한 자존심의 장막이 거둬지자 두려움에 몸을 떠는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나왔다. 고양이는 오욕과, 모욕으로 뒤덮인 채 두려움에 휩싸여 울고 있다.

 

부모를 잃은 새끼 고양이는 살기 위해 쓰레기 더미를 뒤진다. 언제 자신보다 강한 사람한테 먹힐지도 모르는 위험천만한 뒷골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항상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 다른 들짐승들에게 진심을 내보여서는 안 된다. 자신의 두려움을 내보여서는 안 된다. 거짓된 오만함과 자존심으로 왜소한 몸을 감싼다. 겹겹이 둘러진 감정들이 하나의 거대한 거짓을 만들어 고양이의 원래 본모습을 부정한다. 타인을 속이고, 자신을 속인다. 그렇게 고양이는 살아남았다. 그렇게 견고하게 올려쌓은 모습이, 아니. 견고하고, 진실하다 믿었던 거짓들이 무너지는 순간 고양이는 원래의 왜소하고 작은 형상으로 돌아갔다. 포식자들에게 노려지게 되고 상처 입었다.

 

담요에 싸인 작은 고양이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처 입고, 사랑하는 사람한테 버림받았다. 몸도 마음도 엉망이 되었다. 모든 게 원하는 대로 됐는데 왜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까. 자신에게 안겨있는 이 순간, 평상시라면 거세게 반항할 켄마는 그저 숨죽이고 빨리 이 순간이 지나가길 바랄 뿐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는다.

 

기분이 더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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